그녀는 아무 잘못이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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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연히 U님이 알려준 영상을 클릭했다. 전에 내가 보지 않는 주제였지만 그냥 클릭하고 싶은 제목에다 썸네일이었다. 어떤 여성분이 이혼을 한 후 자신이 신세 타령을 하는 내용이었다. 그녀의 말만 들으면 그녀의 남편을 때려 주고 싶었다. 난 정의의 사도니까. 그렇게 영상을 보고 메인으로 돌아갔다. 한 번의 클릭이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는 지 알지 못했다. 영상을 보고 닫기를 클릭했을 때, 내 유튜브 메인에는 그와 비슷한 영상들이 4개 정도 떠 있다. 놀라울 정도로. '이혼' 또는 '사별' 또는 '외로움' '고독' '가난' '후회' '비혼' 등등의 내용이었다. 내가 방금 뭘 봤는지 유튜부가 귀신같이 알아낸 것 같았다. 내가 원해서 본 것도 아닌데 말이다.
그 후 그녀의 영상을 자주 보게 되었고, '그'의 영상도 추천되어 같이 보게 되었다. 이혼을 주제로 올리는 영상의 대부분은 여성이었지만 40대 이후의 남자들도 은근히 많았다. 이혼의 대부분은 상대방의 '바람'이었다. 그 바람이 무슨 바람인지....
불쌍한 여자들, 불쌍한 남자들... 그런데 영상을 보고 있으니 내가 답답하고 화가 난다. 어떻게 저런 남자를 만났을까? 왜 저런 여자와 결혼했을까? 딱 봐도 아니다. 진짜... 사랑하면 눈이 멀어진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. 적어도 내가 보기엔 말이다. 난 원래 똑똑한 ㄴ이다. 내가 봐도 진짜 똑똑하다. 가난하고, 거절당하고, 무시 당하는 것 빼고는 말이다. 하여튼 그렇게 그녀의 영상을 이틀에 걸쳐 모조리 보게 되었다. 영상은 고작 스무개 정도니 다 보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. 다른 사람 영상도 보기는 했지만 그녀의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이라 집중적으로 보게 되었다. 정말이지 그녀는 아무 잘못이 없다.
블로그도 유튜브처럼 글을 다 읽으면 알레고리이진 알고리즘인지 뭔지 하는 걸로 다른 글로 추천해 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. 자동으로 글을 읽어 주는 오디어 기능도 추가 되면 더 좋겠다. 요즘 직접 글을 읽는 것도 피곤하다.
그래도 가을은 잘 익어 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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